마감일과 레시피를 대충 외웠다. 아직 조금은 실수하지만 생각보다는 일을 빠르게 배울 수 있을 것 같다. 어제는 매니저 언니한테 깔끔하게 일을 잘했다는 칭찬도 들었다. 일단은 한시름 놓았다.

내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서 아직은 사람들이 불편하긴 하지만 욕은 좀 덜 먹으니 살 거 같다. 오늘은 까칠한 남자애랑 둘이서 일을 봤는데 정색치는 걸 딱 한번만 봤다. 커피머신을 마감할 때 실수를 해서다. 대죄를 지은 거마냥 찌푸린 표정은 정말 재수없었다. 사람이 실수를 할 수도 있지. 이 인정머리라곤 없는 놈. 하지만 오늘은 그 표정을 딱 한번 봤을뿐이니 뭐, 나름 일이 늘었구나 생각한다. 내일은 절대 실수를 하지않고 잘해서 정색치는 얼굴을 못하게 눌러줘야지. 어우, 그 얼굴은 정말 보기가 싫다.

다행히도 일 자체는 매우 재미있다. 바쁘게 움직이고 말하면 활기가 몸에 들어찬다. 남자애가 내 인사나 말을 대놓고 설렁설렁받고 그런 것만 빼면 모든 게 나쁘지않다. 어차피 나도 여기서 한달 후에 계속 일할지 알 수도 없고, 일하더라도 본점으로 갈 수도 있으니 얘때문에 기분나빠하지 않으련다. 일기를 끝마치는 순간 남자애나 일에 대한 건 다 잊어버릴거다. 고민하는 건 시간낭비일 뿐이다. 휴식시간을 즐겁게 누려야지.

계속 설거지하고 서있는다고 너무 고생많았다. 사람들과 잘지내는 건 둘째치고 열심히해서 욕이나 덜 먹게 노력하자. 오늘은 푹 쉬고 부디 휴식을 즐기자. 수고많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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